[독서] 불편한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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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27, 2022
[독서] 불편한 편의점
책을 처음 펼쳤을 때, 단순히 감성적이고 따뜻한 사연들만 있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슬프면서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로 독자를 위로하고,
"우리는 있는 그대로 괜찮다.", "세상이 잘못된 거다"
같은 이야기들을 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책 내용은 제목 그대로 불편한 편의점을 얘기하는 것이었다.
 
덩치는 크지만 둔하고 멍청해 보이던 독고는 사람들의 편견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게 야간 편의점 일을 해나간다.
심지어 똑똑한 두뇌로 복잡한 업무와 상품 이름들을 뚝딱 암기해버린다.
 
이런 그를 많은 사람들이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해한다.
🤔
과연 그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길래 편의점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사실, 그는 자신의 이름이 무엇인지 어디서 무얼하던 사람인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책에는 평범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주인공 독고가 일하는 야간 시간에 찾아오는 손님들은 그들의 고민,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다. 마치 평소의 우리처럼 말이다. 그런 그들에게 `독고'는 먼저 다가가고 특유의 저는 말투로 걱정어린 말을 건낸다.
 
물론 손님들은 아니, 머릿 속도 복잡한데 왜 이렇게 불편하게 굴어 라는 속마음과 함께 손님들은 `독고' 때문에 편의점을 불편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랬던 손님들은 독고 덕분에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걱정을 해결하고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한발을 내딛게 된다.
 
반면, 독고 또한 편의점 점주 영숙과 다른 아르바이트 사람들, 그리고 손님들 덕분에 건강을 회복하고 기억을 되찾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아무래도 시현이었다.
시현은 대학교를 갓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다가 실패해 공무원을 준비하는 아르바이트생이었다. 시현은 성실하고 사회 생활도 할 줄 알았으며 무엇보다 누군가에게 설명하고 가르쳐주는 능력이 뛰어났다.
 
이런 능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성격이 공무원과 맞을 거라고 생각하며 경쟁이 치열한 공무원 시험에서 괴로워하는 시현의 모습이 안쓰럽기도 했다.
나중에는 독고에게 칭찬을 받으면서 유튜브 제의를 받아 시험 삼아 유튜브 영상을 찍었는데 그 영상들이 인기를 끌어 다른 편의점에 매니저로 스카우트 된다.
 
시현이라는 인물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가장 가까운 나이에 비슷한 고민과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들 먹고 살기 힘든 시대지만 아무래도 첫 취업을 앞두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세대의 모습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것 같았다.
 
나도 시현이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현이가 공무원이 아닌 다른 길을 가게 됐을 때 나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고 응원하게 됐다.
걱정하지 말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인생에 정답은 하나가 아니니까.
 
불편한 편의점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뭘까?
내 생각엔 코로나와 함께 사람들이 요즘 가지고 있는 고민과 삶의 애환이 잘 담겨져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건 `독고' 처럼 성공했던 사람도 선생님으로서 모두에게 존경받고 안정적인 인생을 살아온 영숙에게도 있었던 것들이었다. 그래서 책 속의 등장인물들을 계속 응원하고 잘 되길 바랬다.
 
등장 인물들의 고민, 걱정이 해결됐을 때는 앞으로도 잘 될 거라고 등을 토닥이면서 말해주고 싶었다.
우리는 책을 통해서 우리 자신에게 계속 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됐다.
사실 우리는 책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서 위로를 받는 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리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 바로 곁에 있으니 그 사람들과 지금 당장 행복한 시간을 갖자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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